[데일리팜] 월가 출신 '약국집 딸'이 전하는 건강한 투자전략
 

"부모님이 약국을 운영하신 터라 어려서부터 약사 커뮤니티를 가까이서 접했어요. 금융업에 종사한 이후부턴 약사라는 직종이 다른 전문직들보다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의외로 금융이나 경제 지식이 밝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약사 독자들에게도 금융투자 전문가로서의 소신을 전하고 싶어요."

을지로 위워크 미팅룸에서 만난 이지혜 에임(AIM) 대표의 경력은 화려했다. 쿠퍼유니온대학 공학석사 출신으로 하버드에서 계량경제학을 공부한 뒤 뉴욕대 MBA를 마친 데다 뉴욕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에서 10년가량 퀀트 트레이더로 활약했다.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반의 투자가 이 대표의 특화영역이다. 창업 직전 몸 담았던 헤지펀드 아카디안은 무려 100조원 규모의 기관자금을 운용했다고 한다. 

 ▲ 이지혜 에임 대표첫 만남에서 이 대표는 본인을 '약국집 딸'이라고 소개했다. 약사사회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이는 이유를 물으니 약국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영향 덕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려서부터 약국집 딸로 자라서일까. 부모님을 비롯해 우리나라 약사들이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음에도, 기회를 활용하는 데 소극적이란 생각이 들 때마다 안타까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 대표가 2년 전 화려한 뉴욕생활을 뒤로 한 채 돌연 한국행을 택하게 된 계기다. '자산규모가 크지 않은 일반인들도 실력있는 자산관리사를 하나씩 둘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은 거대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인 대상의 투자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에임 설립이 가능하도록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문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최소 관리금액을 500만원으로 설정했고, 1:1 맞춤형 투자자문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장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획, 제작했다. 첫 1년간 베타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보수 수준을 연간 자문금액의 0.5%로 설정한 것 또한 이례적인 시도였다. 

이 대표는 "베타서비스를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고객수 기준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가 됐다. 에임의 설립 취지가 고객들의 공감을 끌어낸 것이라 생각한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투자를 통해 금융소득을 늘려가는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에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주식회사 에임은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모바일 앱 형태로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2016년 4월 설립된 지 만 2년이 넘었다. 첫 1년 동안은 벤처캐피탈리스트 투자금 10억원을 유치하고 한국투자증권과 시스템을 연계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2017년 2월부터 1년간 2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6개월 만에 고객수 기준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가 됐다. 

투자성과도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고객별 위험수용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18년 1월 기준 연간 수익률은 8.9~20.96%, 최대변동 폭은 1.9%로 집계된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가운데 자산가치 최대변동 폭을 2~4%로 방어하는 차별성을 인정받으면서 신규고객 및 관리자산 유치가 더욱 가속화 하는 추세다. 작년 한해동안 한국투자증권과 업무협약을 통해 자문형 로봇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운영했고, 올해 초 정식서비스를 오픈했다. 더욱 편리하고 안정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 은행과 증권사 추가를 검토 중이다. 

▶에임이 단기간 내 일궈낸 성과가 인상적이다. 창업 전 대표님 이력이 궁금한데?

쿠퍼유니온대학 공학석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계량경제학을 전공한 뒤 뉴욕대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공부를 마치고 월가 헤지펀드에 입사한 때가 2003년이다. 이후 10여 년간 현지에서 글로벌 유수기관의 자금을 운용하는 일을 담당했다. 씨티그룹 퀀트애널리스트로 출근한 첫날, 1조원 규모의 이머징마켓 펀드를 배정받아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제가 직접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 기반의 투자를 실행하는 전문영역에서 경력을 쌓은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가장 최근에 근무했던 헤지펀드 아카디안(Acadian asset management)에선 저를 포함한 20명 남짓의 전문가집단이 약 100조원 규모의 기관자금을 관리했다. 

▶뉴요커로서의 삶을 뒤로하고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있나?

한국은 저축률과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데 비해 금융투자에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어린 시절 약국을 경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터라 더욱 절실하게 느꼈을지 모르겠다. 주식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이 경제활동 인구의 10%에 불과한 데다, 투자자 중 과반수가 2개 종목 이하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처럼 사회 안전망이 약한 국가일수록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고, 근로소득 이외에 새로운 소득원으로써 금융소득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나. 현재와 같은 저금리 저성장 기조 하에선 저축과 부동산 투자만으로 미래에 대비하기 어렵다. 질병에 비유하자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재정적인 암에 걸려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데,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결코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전문가로서 돕고 싶다는 마음에 불현듯 창업을 하게 됐다.

▶일반인 입장에서 투자자문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긴 하다. 자산이 얼마 없는데 구태여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 대다수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에임 역시 '자산규모가 크지 않은 일반인들도 나만을 위해 일하는 실력있는 개인 자산관리사를 하나씩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서비스다. 최소 관리금액 500만원부터 1:1 맞춤형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컴퓨터 알고리즘을 장착한 모바일 앱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500만원은 에임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투자금, 즉 자문 대상이 되는 관리금액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투자자문사는 3억원 이상의 자산을 예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임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연간 자문금액의 0.5%만을 투자자문에 대한 보수로 받고 있다. 연 2~2.5% 수준으로 과금되던 각종 수수료를 없애거나 낮추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올해 1월에야 정식서비스를 오픈했다. 베타서비스 운영기간을 길게 가진 이유가 있나?

에임 창업 때부터 3가지 비전을 강조해 왔다.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낮은 보수로', '모바일로 편리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사실 베타서비스 론칭 당시에는 모바일 앱을 통한 '계좌개설 편의성'에 부족함이 있었다. 각종 규제와 증권사 IT 인프라라는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고민하던 중 기술기업 답게 사용자 경험(UX)이 다소 아쉽더라도 제품을 먼저 론칭한 뒤 얼리어답터들의 피드백과 함께 서비스를 개선하는 접근방식을 택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스스로 내건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첫 1년 동안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선뜻 베타서비스 이용을 희망한 데는 검증된 이력과 회사 설립 취지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는 어땠나?

에임은 우리나라 금융투자산업 역사상 가장 많은 개인 고객을 보유한 투자자문사가 됐다. 작년 한 해 수익률은 8~22%에 이른다. 자산가치 최대 하락폭을 1.9% 미만으로 제한하면서 독보적인 수익성과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시장국면의 변화를 미리 감지해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스피, 다우존스를 비롯한 주요증시가 1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는 시장상황에서도 일시적인 자산가치 하락을 4% 내외로 제한했고, 현재 전 고객 계좌 모두 원화 기준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기상황이 좋지 못하다. 경기 사이클 변화와 무관한 이익창출이 과연 가능한가?

실물경기 변화에 앞서 발현되는 자본시장 사이클 변화를 이해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금리상승 여부 혹은 시점을 예측하는 대신, 금리인상을 앞두고 자본시장 내에서 일어나는 선행적인 변화에 주목하자는 게 에임의 접근방식이다. 그 변화의 정도나 속도를 어떤 방식으로 수치화해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월가의 운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명확한 기준을 적용해 체계적인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자본시장 내 변화는 실물경기의 변화를 반년 가량 앞서간다고 보면 된다. 

에임은 지난해 12월~올해 1월 초에 시장국면의 변화를 처음 감지하고, 본격적인 고객자산 재배분을 5월 초에 진행했다. 지금은 급격했던 성장이 다소 둔화되는 국면으로, 사계절로 비유하면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다.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순 있지만, 시장변동성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위험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간절기적인 국면은 통상 1년~1년 6개월간 지속되고, 이후에는 6개월 내외의 짧고 혹독한 시장 침체기가 올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위기를 잘 견디고 나면 다시 급격한 상승국면이 찾아온다는 점이다. 

▶약사를 비롯한 데일리팜 독자들에게 투자전문가로서 조언한다면?

금융투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년 이상 가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1000만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투자를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초기투자금 규모나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다. 긴 호흡의 투자를 할수록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단기간에 수익이 날 종목을 족집게처럼 골라내고, 매매 타이밍까지 기가 막히게 맞춘다는 건 전문가들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마음을 졸이는 어려운 투자 대신, 느긋하게 이기는 투자를 하실 수 있길 바란다. 위험이 높은 투자는 전체 자산의 10% 이내면 족하다. 

개인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투자목표는 연 6%의 수익이다. 당장은 수익률이 낮은 것처럼 여겨질지 모르나 36년 후면 자산이 원금의 8배로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 금리 2%는 36년이 지나도 원금의 2배 수준 남짓이지 않나. 연 3%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고정적인 마이너스 수익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한다면 투자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데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동산이나 국내 주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를 하면 기대 수익과 안정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에임의 설립 취지대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투자를 통해 금융소득을 늘려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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